심리검사는 두 사람이 서로의 성격과 갈등 방식을 이해하도록 돕는 도구예요. 결혼을 앞두고 파혼까지 고민한다면 오히려 지금이 서로의 심리를 깊이 살펴볼 중요한 시기일 수 있어요.
결혼식을 석 달 앞둔 민서와 준호의 이야기예요. 두 사람은 서로 사랑했지만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거의 매일 다퉜어요. 민서는 준호가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린다고 생각했고, 준호는 민서가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꼈어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자 결국 파혼 이야기까지 나오게 됐죠.
하지만 두 사람이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의 불안과 통제 욕구, 갈등에 반응하는 방식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전에는 상대의 잘못으로만 보였던 행동을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실제로 이런 가능성을 연구한 심리학자들이 있어요.
헬렌 피셔 박사는 심리검사로 어울리는 배우자를 찾았어요.
헬렌 피셔 박사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기질이 있고, 이러한 차이가 연인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았어요.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킨제이연구소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Helen Fisher) 박사는 성격과 뇌의 신경화학적 체계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했어요.
피셔 박사와 동료 연구진은 2015년 미국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이용자 39,913명과 다른 6개국의 7만 명 이상을 분석해 네 가지 기질 차원을 연구했어요.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탐험가형, 안정과 규칙을 중시하는 건설가형, 분석과 논리를 중시하는 지휘관형, 공감과 관계를 중시하는 협상가형이에요. 이 유형들은 각각 도파민, 세로토닌,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옥시토신 체계와 관련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이 연구의 의미는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고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데 있어요. 이 연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요. 상대가 나와 다르게 행동하는 이유가 반드시 사랑이 부족해서일까요? 어쩌면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기질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심리검사로 결혼 후 행복과 이혼 위험을 미리 알아볼 수 있을까요?
혼전 심리검사는 결혼의 성공이나 실패를 확정할 수 없지만, 결혼 후 갈등이나 불만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관계의 특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실제로 이를 검증한 장기 추적 연구도 있어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의 데이비드 올슨(David Olson) 교수와 블레인 파워스(Blaine Fowers)는 결혼 전 관계를 평가하는 검사를 연구했어요.
1986년 연구에서는 결혼을 앞둔 164쌍의 검사 결과를 얻고 3년 동안 추적했어요. 결혼 전 검사 점수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와 별거·이혼한 부부를 약 80~90%의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어요.
1989년에는 앤드리아 라슨(Andrea Larsen)과 올슨 교수가 179쌍을 대상으로 3년 추적 연구를 반복했어요. 이번에도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한 부부와 이혼한 부부를 약 80%의 정확도로 구분했어요.
물론 이것은 해당 연구 표본에서 얻은 예측 결과예요. 모든 커플에게 같은 정확도를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검사를 받은 덕분에 이혼을 피했다는 뜻도 아니에요.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결혼하기 전부터 관계의 위험 신호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신호 중 일부는 결혼 전에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심리검사 결과를 함께 살펴보면 실제로 관계가 좋아질까요?
심리검사의 효과는 점수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서로의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그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할 때 관계를 개선할 가능성이 커져요.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제프리 라슨(Jeffry Larson) 교수와 동료들은 2007년 결혼을 약속했거나 진지하게 교제 중인 39쌍을 대상으로 관계검사의 효과를 연구했어요.
연구진은 검사 결과를 스스로 해석하는 집단,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해석하는 집단, 검사를 받지 않는 비교집단으로 나누었어요.
그 결과 ‘**검사 결과를 상담자와 함께 해석한 커플은 관계 만족도, 헌신, 결혼 준비도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였어요. 서로의 장점과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의사소통이 좋아졌다는 결과도 나타났어요.
이 연구는 표본이 39쌍으로 작고 단기적인 효과를 조사했다는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심리검사의 실질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예요.
예를 들어 민서는 자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안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수 있어요. 준호는 자신이 갈등을 피하기 위해 대화를 미루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 있죠.
전에는 민서가 준호를 무책임하다고 비난하고, 준호는 민서를 집착한다고 비난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서로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지고 방어적으로 변하는지 이해하며 대화할 기회가 생기는 거죠.
결혼 전에 싸우는 방식이 결혼 후에도 영향을 줄까요?
결혼 전에 반복되는 부정적인 의사소통은 결혼 후 불만족과 관계 악화의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어요. 특히 갈등의 원인보다 두 사람이 갈등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장기적인 관계에서 중요해요.
미국 덴버대학교의 하워드 마크먼(Howard Markman) 교수와 동료들은 2010년 결혼한 커플 210쌍의 자료를 분석해 첫 5년 동안의 관계를 추적했어요.
연구 결과, 결혼 전 부정적인 의사소통이 많을수록 이후 결혼생활의 적응 수준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어요. 특히 결혼 전에 스스로 보고한 부정적 의사소통은 이혼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이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결혼 준비 과정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돈, 가족, 주거, 역할 분담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결정하는 시기예요.
이때 중요한 것은 의견 차이가 생기는 것 자체가 아니에요. 의견이 다를 때 상대의 말을 듣고 타협할 수 있는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지, 갈등이 끝난 뒤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
그래서 파혼 위기의 커플에게 필요한 검사는 서로가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와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함께 알아보는 검사여야 해요.
결혼 전 심리검사와 상담이 실제로 이혼을 줄여줄까요?
결혼 전 관계교육과 상담은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앨런 호킨스(Alan Hawkins) 교수와 동료들은 2008년 117개 연구를 종합 분석했어요. 실험연구에서 결혼·관계교육은 관계의 질, 의사소통 능력에서 큰 향상을 보였어요. 결혼 전에 두 사람이 이해하지 못했던 문제를 발견하고, 실제 의사소통 방식을 개선할 기회를 준다는 점은 연구로 뒷받침할 수 있어요.
파혼을 고민하는 커플이라면 자기와 상대에 대해서 알아보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고 서로의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살펴봐야 해요. 검사의 목적은 결혼을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에요.
먼저 개인의 정서적 특성과 관계 욕구를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한 사람이 불안할 때는 반복해서 확인하려 하고, 다른 사람은 오히려 혼자 있으려 한다면 갈등이 쉽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음으로 두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확인해야 해요.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자녀를 원하는지, 양가 가족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둘지, 집안일과 경제활동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생각을 비교해보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실제 갈등해결 능력을 살펴봐야 해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 약속을 지키는 능력은 결혼 후에도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여러개의 심리검사를 했다면 각 검사들이 두 사람에게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도화해서 볼 필요가 있어요. 두 사람이 함께 한 여러개의 심리검사를 한눈에 지도화할 수 있다면 두 사람 관계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두 사람이 무엇을 해결할지 어떤 강점이 서로에게 있는지 명료하게 볼 수 있죠.
이렇게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심리검사를 한 눈에 보는 것을 온톨로지(존재) 기법이라고 해요. 관계의 위기에 있다면 심리검사들을 통해 서로의 온톨로지를 살펴보세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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